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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얼굴이었다가 이름이었다가. 사람들을 떠올렸다가 이내 지운다. 핸드폰의 통화버튼을 빤히 보다가 덮었다. 어쩌다 며칠 여유로운 상황이 되었는데, 누구 하나 만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들 중 누가 나를 불러낸다면 그마저 거절할 수 있을까 싶긴 하지만, 굳이 먼저 연락하는 건 내키지 않는다. 지금 많이 지쳐있는데, 수다도 귀찮고, 거짓웃음도 귀찮은데, 내가 편해야 만나는 사람도 편하지, 변명을 늘어놓는다. 아무말 없이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욕심. 이기심. 그래도. 몸이 편하면 기력이라도 충전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다. 한번 붙은 피로는 뭘해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틈새를 비집고 잊고 있던 생각들이 들어온다. 어째서 유쾌하지 않은 일들은, 기억들은, 쉬이 지워..

write 2012. 8. 1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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